{人生即遍路}
與佛菩薩一起旅行
life is walking---traveling with buddha
2017.3.12-2017.3.19 korea seoul/
法蓮寺 佛日美術館bubryunsa bulil arts gallery
부처님과 함께 여행하다: 삶은 곧 걷는 것
본 전시의 작품 주제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작가는 한국, 대만, 일본 3개국에서 불교의 인연과 현지에서의 창작을 통해 그곳 사람들과 아름답고 귀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렇게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에서 작가는 삶의 모든 순간순간들이 곧 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불보살이 이끄는 대로 살아간다면 창작 역시 수행이고, 또 그렇게 살다 보면 같은 길을 가는 벗을 만나게 된다.
(1) 착한 소원/2012~2014 대만
친구의 소개로 대만 불교단체의 하나인 ‘법고산’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가오슝 산지에 있는 재해지구 ‘갑산’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며 약 2년여의 시간을 보내게되었다.
2014년, 재해지구에서 법고산이 진행했던 5년간의 봉사계획이 일단락을 맺게 되었다. 그러나 작가는 그곳 주민들의 눈빛에서 무언가 아쉬움을발견했고, 그들을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 스님의 권유로 ‘모원(募願)’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현지주민의 초상화 207장을 그렸고, 주민들이 자신의 초상화에 직접 소원을 써 넣도록 했다. 현지에서의 전시를 마치고, 모든 작품은 그곳 주민들에게 기증했다. 그들이 작품을 보며 자신의 소원을 되새기고, 스스로의 힘에 의지해 자신의 바람을 실현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2) 시코쿠헨로/2014.4~2014.5 일본
2014년 몇 명 친척과 함께 일본의 시코쿠(四國)를 여행하게됐다. 약 1개월 동안 유명한 시코쿠헨로(四國遍路)를 걷게 되었고, 걷는 도중에 많은 스케치 작품을 완성했다.
시코쿠헨로는 당나라 때 유명한 승려였던 공해 대사가 수행했던 길을 따라 가는것인데, 해안선을 따라 시코쿠를 한바퀴 돌며 88개의 사찰에 참배하는 수행방식이다. 시코쿠와 쿠마노(熊野) 일대에서 전해지는 이 수행 방식은 그 전체 여정이 약 1,200킬로에 달한다.
예전에 시코쿠는 제후 네 명이 나눠 다스렸다. 그런 연유로 88개의 사찰 역시 시코쿠가 나뉘듯 각각 ‘발심의도장’, ‘수행의도장’, ‘보살의도장’, ‘열반의도장’이라고 부른다. 수행자는 이수행을 하는 도중에 자신의 체력과 의지를 뛰어넘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를 돌아볼 수 있게 되므로 그런 이유로 ‘삶은 곧 걷는 것’이란 말이 생겨났다.
(3) 불법이 맺어준 인연들 /2016~2017한국
2016년 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 서울에 왔다. 타국에서도 봉사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길상사에 갔다가 길상사와 법련사의 법우들을 알게 되었다. 불법이 맺어준 이 귀한 인연으로 이번 전시도 가능하게 되었다.
절에 다니게 되면 머지 않아 법명을 받게 된다. 부모가 자식에게 이름을 지어줄 때에 자식에게 거는 기대와 축복을 담는다면, 스님이 지어주신 법명에는 자신의 법명을 통해 수행의 방향을 생각해보게끔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같은 불명이라도 인생의 어느 시기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그것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작가는 인물의 초상화 옆에 한문으로 그들의 법명을 적었고, 또 다른 종이에 그들에게 한글로 법명의 의미를 적게 했다. 아직 법명이 없는 경우에는 법명 대신 이름을 적었고, 법명의 의미 대신 그들의 바람을 적게 했다.
한국에서 지내는 일년 동안 많은 법우의 도움을 받았고, 그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따라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에, 고마움에 대한 보답으로 전시를 마치고 이들 초상화를 법우들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우리는 불법의 인연으로 단단히 맺어져 있기에 아무리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늘 함께 하리라...